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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6-1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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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경제, 어떻게 돌아가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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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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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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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 프레드 버그스텐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소장은 "중국은 저성장을 하겠지만 경착륙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세계경제연구원(IGE) 명예이사장 사공일과의 대담(2012년 10월)에서다. 버그스텐 소장은 미국과 중국, 'G2'(양대 강국)라는 말을 처음 만들었다. 예견대로 중국은 무섭게 성장했고,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은 이를 막아섰다. 2019년 G2의 충돌이다. G2 패권전쟁은 무역을 넘어 하이테크로 확전되고 있다. 그 한복판에 한국이 있다. 통찰이 필요한 때다.
이름난 경제학자 사공일이 세계 최고 석학들의 혜안을 담은 책을 냈다. IGE가 펴낸 '세계경제의 맥을 짚다'. 사공일이 지난 2006년부터 10여년에 걸쳐 세계 경제기구 리더 및 석학 등 24명과 만나 나눈 대담집이다. 사공일은 1980년대 한국 경제의 성장과 개방, 외환위기(1997년), 재도약에 이르는 30여년 한국 경제사를 관통하는 경제관료 출신이다. 최장기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과 재무부장관으로 일했다. 미국 뉴욕대 교수도 했다. 1993년 IGE를 설립해 지난해까지 이사장을 맡았다.
'사공일의 대담'은 스펙트럼이 넓다. 중국의 뉴노멀과 일본 아베노믹스, 디플레이션과 양적완화(QE), 노동 유연성과 교육 개혁, 소득불평등 등 주제는 경제·사회·정치를 넘나든다. 세계 공통 관심사에 대한 최고 석학들의 다양한 시각을 확인한다는 점만으로도 이 책은 흥미롭다.
소득 불평등 문제는 중요한 화두다. 불평등의 원인 진단은 다르지만 '교육 개혁'에서 길을 찾는다.
진보 성향 경제학자 조셉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경제체제가 아니라 정책과 정치 때문에 불평등이 생겼다"고 단언한다. "자본과 노동에 대한 공평한 세제를 마련해야 한다"며 가난한 계층의 젊은이들을 위한 교육개혁을 역설한다. 보수 성향 신자유주의 경제학자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교수는 "불평등은 기본적으로 기술의 발전과 관련 있다"고 반박한다. "비숙련 노동자는 새로운 기술 앞에서 쓸모없는 사람으로 전락한다"면서 이런 진단을 신봉한다면 해답은 교육밖에 없다고 제언한다.
나아가 우리 사회의 경직된 노동시장, 실업 문제에 대한 해답은 얻을 수 있을까. "대기업 노조의 영향력이 강해 노동 보호가 지나칠 때 채용의지가 떨어진다. 가장 큰 피해자는 젊은이"라는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의 지적에는 우리의 현실이 투영된다. 이런 점에서 크리스토퍼 피사리데스 런던정경대 교수(2010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가 제안한 '능동적 노동정책'은 설득력이 있다. 피사리데스 교수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기존 일자리 파괴가 아주 유연하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근로자를 보호하는 정책을 펴면서 노조를 적극 설득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아쉬운 대목도 있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2015년 대담 당시)가 "(한국과 같은) 원유 수입국이 저금리 저유가를 잘 활용해 중요한 개혁을 추진하기 좋을 때"라고 한 대목에서 그렇다.
저유가와 반도체 특수로 수출 호황이던 2015년 전후, 우리는 경제 체질을 개선할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희망은 있다. G2 패권전쟁, 위기와 재기의 경계에 서 있는 지금이 골든타임이지 않을까. 커밋 숀홀츠 뉴욕대 스턴스쿨 경제비즈니스센터 소장은 사공일에게 이렇게 얘기한다. "60여년전 한국의 1인당 소득을 보면 어느 경제 전문가가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내다볼 수 있었겠나".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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